디지털 빨래터 프로젝트

Digital Ppal-let-ter 프로젝트

Jung Moon
PhD Candidate
Centre For Ideas, University of Melbour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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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하고 깊은 학문적 연구 (문헌연구)와 질적 양적 연구 (서베이와 포커스그룹 인터뷰)를 통해 아줌마와 스마트폰을 통한 그들만의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행태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해석을 비디오라는 미디어를 통해서 유머러스하게 하지만 학문적인 연구의 본질을 잃지 않는 내용으로 표현했습니다.

빨래터?

연구를 통해 흥미로운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아줌마는 아줌마들만의 소통 공간이 있었고, 그 소통 공간 안에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소통해 오고 있었습니다. 다만 그것이 잘 보이지 않았을 뿐. 그리고 보여지지 않았던 이유는 우리가 관심을 두지 않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그들만의 공간에서의 소통이 이루어지는 점을 매우 흥미롭게 보면서 또 다른 생각을 이어 나갈 수 있었습니다. 바로 빨래터.

물론 빨래터는 어느 나라에나 존재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빨래터는 성격이 조금 달랐습니다. 현재는 실용성, 기능성 그리고 심미성을 고루 갖춘 다양한 가정용 세탁기 덕분에 빨래터에 가는 일이 없지만, 불과 1960년대만 하더라도 정기적으로 빨래터에 가서 묵은 빨래를 해야 하는 일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이러한 빨래터는 단순히 빨래하는 공간을 뛰어넘는 동네 여인들의 ‘사교의 공간’ 혹은 ‘소통의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정해놓은 약속 시각에 만나서 수다를 떠는 일은 없었지만, 빨래터에 가면 으레 누군가를 만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빨래도 하고 잡다한 수다부터 필요한 생활 정보까지 공유하는 공간의 역할을 했었습니다. 고된 시집살이 이야기부터 자랑하고 싶은 내 자식의 이야기까지, 빨래하며 아줌마들은 다른 아줌마들과 소통도 하고 묵은 스트레스도 날릴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빨래터를 모티브로 제  Creative Project는 시작되었습니다.

여성의 공간?

사실 아줌마들의 사교의 공간은 빨래터뿐만이 아닙니다. 미용실, 목욕탕 등의 다양한 공간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빨래터라는 공간을 주된 공간으로 정한 이유는, 빨래터는 여성의 공간, 그리고 한국의 정서가 담겨있는 여성의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18세기 말, 조선 시대 김홍도의 그림, ‘빨래터’는, 동네 아낙들이 빨래터에서 빨래와 목욕을 하는 모습을 훔쳐보는 양반에 대한 풍자를 한 그림입니다. 잘 살펴보면, 빨래터에는 동네 아낙들 (즉 여성)이 자리하고 있고, 양반 (남성)은 빨래터 밖에서 몰래 훔쳐보고 있습니다. 사실, 빨래터에 ‘남성 출입금지’라는 어떠한 법 규정이나 제재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빨래터’는 여성들이 가는 곳(물론 그 당시의 ‘집안일은 여성의 몫’이라는 잘못된 사상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지만)이라고 암암리에 정해져 있었습니다.

빨래터라는 공간에서 여성들은 마음껏 목욕도 하고, 빨래도 하고, 수다도 떨면서 살아왔습니다. 법은 없지만, 남성은 들어올 수 없는 곳, 빨래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다기능을 해주는 소통의 공간인 빨래터, 빨래터는 여성의 공간이었습니다.

디지털 빨래터?

서베이와 포커스그룹을 통해 알게 된 아줌마들의 넘버원 모바일소통 방법은 카카오톡의 단체 톡 방 이었습니다. 면담자 중 몇 명은 카톡을 하기 위해 스마트폰으로 바꾸기까지 했다고 대답할 정도였습니다. 그만큼, 카카오톡의 단체 톡 방은 아줌마들의 새로운 소통의 장소 그리고 소통방법으로 사용 되고 있습니다.

물론 카카오톡은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채팅 애플리케이션중의 하나입니다. 하지만, 저는 카카오톡의 단체 톡 방, 특히 아줌마들이 사용하고 있는 이 카카오톡의 단체 톡 방을 빨래터와 겹쳐서 보게 되었습니다. 즉 두 개의 전혀 다른 시대로부터 온 장소가 겹치는 것입니다.

달리 말해서, 아줌마들의 카카오톡 단체 톡 방이 1960년대의 빨래터와 매우 닮아있다는 것입니다. 즉, 현시대 아줌마들의 카카오톡 단체 톡 방을  1960년대의 빨래터의 새로운 버전, 즉 디지털 빨래터로 보았습니다.

디지털 빨래터=아줌마들의 소통 공간?

디지털 빨래터를 만들게 되면서 새로운 사실을 또 깨닫게 되었습니다.

2015년의 아줌마들이 소통하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카카오톡의 단체 톡 방은 사실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물론, 새로운 기술의 발전과 출현으로 인해 21세기는 우리가 상상만 했던 일들을 실제로 해내 가며 살아가게 해주었습니다. 스마트폰의 사용이 매우 좋은 예입니다.

하지만, 아줌마들의 활발한 카카오톡의 단체 톡 방 에서의 소통, 그리고 그들의 소통공간은 단순히 스마트폰과 그에 따른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의 개발로 인해 생긴 것이 아닌, 어쩌면 아주 옛날부터 계속해서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1960년대의 빨래터가 사라진 것이 아닌, 2015년의 카카오톡 단체 톡 방의 형태로 계속 이어져 오고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소통의 방법과 소통의 도구 그리고 소통하는 장소가 달라졌지만,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하나의 매우 중요한 핵심인 ‘중년 여성들의 소통’은 우리도 모르는 새에 계속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었던 것입니다. 빨래터의 형태로 그리고 시간이 지난 지금은 스마트폰의 사용을 통한 카카오톡의 단체 톡 방의 형태로.

디지털 빨래터의 진화?

디지털 빨래터는 어느 날 갑자기 생긴 새로운 소통공간이 아닌, 계속해서 진화되어온, 1960년대의 빨래터가 발전된 형태의 아줌마들의 소통공간입니다.

소통방식 (face-to-face에서 mobile communication), 소통 도구 (direct dialogue 에서 smartphones) 그리고 소통장소 (빨래터에서 디지털 빨래터: 카카오톡 단체 톡 방)가 바뀌었지만, 아줌마들의 소통은 그들만의 방식과 모습으로 계속 진화될 것입니다.

따라서 디지털 빨래터의 발견은 매우 중요하고, 앞으로 디지털 빨래터가 어떻게 발전할지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도 중요합니다. 동시에, 아줌마들의 소통공간인 디지털 빨래터가 계속 진화되어 질 수 있도록 꾸준한 연구를 통해 도움을 주는 것도 반드시 필요한 일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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