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과 빨래터의 6가지 공통점

다양한 필드리서치를 통해서 알게된 점은 바로, 아줌마들은 카카오톡 이라는 모바일 채팅 앱을 통해서 아줌마들만의 독특한 소통 방식을 스마트폰이라는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기기를 통해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더욱 더 단단하게 만들어 가고 있다는 점 이었다. 이러한 발견을 통해 나는 아줌마와 카카오톡의 사용에 관한 중점적인 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따라서 카카오톡에 관한 일차원적인 연구보다는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는 연구를 하고 싶었기에 다양한 방법과 시각으로 카카오톡에 관해 접근해 보았다.

카카오톡은 다양하게 쓰여지고 있다. 단순한 모바일 채팅을 하게끔 해주는 앱이 아닌 그 보다 더 깊게 그리고 넓게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이라는 공간을 통해 여러 방식의 소통을 하게 해주는 공간을 제공한다. 카카오톡 그룹 채팅룸을 하나의 공간으로 생각해 보면 매우 흥미로워진다. 수다를 떨고, 특별한 날에는 서로의 안부인사를 주고 받으며 (크리스마스, 새해인사 등) 때로는 생일을 축하하는 파티의 장으로 변하기도 한다. 물론 직접적으로 만나 축하를 하는 장소가 될 수는 없지만, 스마트폰과 카카오톡을 통해서만 할 수 있는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예를 들어 기프티콘을 생일 선물로 준다거나 생일축하 영상 메세지를 비디오톡을 통해 보여주거나 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우리들은 카카오톡이라는 모바일 공간에서 실생활과 거의 비슷한 일들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필드 리서치를 통해 알게된 아줌마들의 카카오톡 사용은 정말 대단했다. 즉각적인 모바일 소통에 중점을 둔 다른 일반 (아줌마가 아닌) 카카오톡 사용자들과 달리, 아줌마들은 즉각적이지만 관계가 더더욱 깊어질 수 있는 즉, 즉각적이나 지속적인 모바일 소통을 카톡이라는 앱을 통해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아줌마들의 카톡을 통한 적극적인 소통은 과연 오늘날에 갑자기 생겨난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물론 새로운 디지털 기기인 스마트폰이라는 것은 오늘날에 생겨난 ‘새로운 것’ 이지만 사실 스마트폰은 모바일 소통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기기혹은 도구라고 생각이 든다. 스마트폰이 더 활발하고 더 편리한 모바일 소통을 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도구이지만 그 ‘도구’를 사용하여 스마트한 소통을 할 수 있게 되는건 그 소통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자신의 몫인 것이다. 따라서 아줌마들의 카톡사용을 통한 아줌마들만의 그리고 아줌마스러운 모바일 소통은 과연 어디서 온 것일까에 대한 질문을 나에게 끊임없이 했고 결국 ‘빨래터’라는 곳이 생각이 나게 되었던 것이다.

빨래터와 카카오톡의 상관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 할 예정이기에 오늘은 이 둘 사이에 어떠한 공통점이 있는지 알아보자.

빨래터와 카카오톡의 6가지 공통점

 

1. Tranformation: 목적에 따라 그 장소의 역할이 변화할 수 있다

2. Keep in touch: 빨래터와 카톡 단체방의 구성원들끼리 계속 연락을 하며 지낼 수 있다

3. Women’s place: 여성의 공간

4. A notice board: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는 게시판의 역할

5. A bridge: 지난 모임과 앞으로 있을 모임을 연결해 주는 다리와 같은 역할

6. Pop-up communication: 특별한 약속이 없더라도 카톡에서나 빨래터에서 우연히 만나서 이야기 할 수 있다. 카카오톡 단체톡방 그리고 빨래터에 오는 사람들은 거의 늘 같은 사람들이라서 빨래터에 가면 혹은 카카오톡 단체톡방에 들어가 있으면 그 사람들과 특별한 약속없이도 소통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1.Transformation: 다양하게 사용되어지는 두 공간

1960년대의 빨래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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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단체 톡방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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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터와 카카오톡 단체톡방의 6가지의 공통점 중에서 첫 번째 공통점인 Transformation, 즉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바뀌는 공간에 대해 사진을 통해서 알아보았다. 나머지 5가지에 대한 내용은 지난 블로그 포스팅들에서 종종 이야기 한 바가 있어서 이번에는 Tranformation에 관한 내용만 다루었다. 앞으로 디지털 빨래터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풀어나가면서 빨래터와 카카오톡 단체톡방에 관한 이야기는 자주 언급될 것이기에 오늘의 포스팅에서는 이렇게만 우선 이야기해 보았다.

 

카카오톡과 아줌마 (3)

‘카톡하자!’ 카톡은 이미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어 지고 있는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어플리케이션 중의 하나가 되었다. 이미 말했다시피, 카톡을 통해서 우리는 대화 그 이상의 것들도 공유하고 (사진파일, 비디오 파일) 또한 문자 소통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방식의 소통을 실시간으로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카톡의 사용은 특히 ‘아줌마’들 사이에서도 엄청난 인기이다. 내가 아줌마와 스마트폰에 관한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던 계기도 바로 우리엄마와 엄마 친구분들이 서로 카톡을 통해 소통하는 행태가 매우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뭐 사실 카톡을 사용하는게 별로 특별할 것도 없는 일이 되어버렸지만 (친구 만나서 이야기 하는 것 또는 이메일로 소통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소위 말하는 디지털 소외계층 이었던 중년여성인 아줌마들의 카톡을 통해 소통하는 모습은 뭔가 달랐다.

아줌마들은 매우 바쁘다. 특히 50대 중반 이후의 아줌마들은 더 바쁘다. 일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우선 그 나이때의 아줌마들이 바쁜 이유는 이렇다. 그 나이대의 아줌마들의 자식들은 이미 대학생이거나 직장인 혹은 때로는 결혼한 자식들도 있고, 남편들도 이미 회사나 일터에서 높은 자리에 있겠고 따라서 이러한 50대 중반 이후의 아줌마들은 자기만의 시간을 갖을 수 있게 된다. 자식의 교육이나 남편의 내조 (여성이 반드시 내조를 해야한다고 말하는게 아니다, 우리 엄마 세대의 분들은 대부분 가정주부로 우리 가족을 위해 엄청난 일을 많이 하셨다. 여성비하라고 생각하지 말길. 그리고 집에서 가족을 위해 일을 해주시는 우리 엄마들 그리고 지금도 육아에 힘을 쏟고 있을 우리의 젊은 엄마들이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아는가?), 아무튼 이러한 가족을 위해 일을 하던 엄마들도 나름 ‘은퇴’를 하게 된 것이다.

아줌마들은 친구를 만나고 자신들의 관심사인 커뮤니티에 들어가서 활동을 하고 배우고 그렇게 아줌마들은 엄청 바빠지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매달 모이는 모임의 수만 해도 엄청나다. 동창모임, 아이들 학교에서 만난 엄마들 모임, 종교모임, 찜질방 모임, 계모임, 동네 아줌마들 모임, 문화센터 모임, 기타등등. 수많은 모임에 참여하며 우리의 아줌마들은 그들만의 시간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바쁜 아줌마들에게 카톡의 등장은 너무 반가웠던 것이다. 설문조사와 딥포커스 인터뷰를 통해 알아본 바, 카톡의 사용은 이러한 아줌마들의 다양한 모임과 커뮤니티 활동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응답자들이 대답했다.  카톡을 사용하기 전인 프리 카톡 (pre-ka talk)시대에는 총무 아줌마 같은 분들이 모임에 관한 시간과 날짜를 모임에 나올 다른 아줌마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답을 구해 그 답을 모아서 적당한 시간과 날짜를 정했어야 하는 엄청난 번거로움이 있었는데, 카톡은 그러한 불편함을 한 방에 해결해 주었다.

단체 카톡방에 모여서 모임에 대한 날짜와 시간을 정할 수 있게 되었고, 매우 간단하고 효율적으로 모임을 관리할 수 있게 해주었다. 또한 한 가지 더!

카톡은 단순히 모임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곳이 아니라 아줌마들의 또 다른 모임 공간이 되기도 한다. 실질적인 만남 (Face-to-Face)을 통해 소통을 하기도 하지만, 카톡의 단체톡방, 즉 모바일 공간 (Mobile Space)혹은 제 3의 공간 (Third space)에서의 만남을 통해 끊임없이 소통을 이어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눈으로 볼 수 없는 가상의 공간인 카톡 단체방이지만, 그러한 제 3의 공간에서 아줌마들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없이 계속 관계를 이어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즉, 매 달 모이는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그 모임이 끝나면 다음 모임에 관한 이야기를 카톡 단체방이라는 공간을 통해 이야기한다. 여기서 카톡 단체방은 바로 실질적인 오프라인 모임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그 다음에 이어질 또 다른 오프라인 모임에 대해서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