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gital Ppal-let-ter [again]

It’s been almost 1 year since I’ve submitted my PhD project. Now I’m waiting for the graduation ceremony in this Dec. YAY!!!

I planned to start doing a new project from this year but I haven’t started it yet because there’re so many things to be done by end of May. But I will try to start doing a new project asap. Also I should keep writing blog entries as well. FOR SURE!!

About this project: https://smart-ajumma.com/2016/03/03/digital-ppal-let-ter-project/

Washing machine in Ppal-let-ter (Wash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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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Tromm washing machine is in Hong Do Kim’s Wash place (late 18th century), 2015

image from <http://www.newswire.co.kr/newsRead.php?no=282581>

Digital Ppal-let-ter is now on YouTube as well!

Now you can watch this Digital Ppal-let-ter video on YouTube as well.

I just uploaded.Please enjoy watching Digital Ppal-let-ter!

디지털 빨래터 비디오를 이제 유툽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많이 봐주시고 더 많이 즐겨주세요!

Inspiration for Digital Ppal-let-ter Project

Digital Ppal-let-ter is a new digital space which illustrates the interactively remediated space and time of both the wash place before the 1960s and Kakao Talk’s group chat room in the 21st century. Digital Ppal-let-ter will encourage audiences to consider the existence of  middle-aged and married women’s communal space that has formed and has been developed by those women from the non-digital (pre-smartphone) era before the 1960s to the digital (smartphone) era in 2015.

Digital Ppal-let-ter will take both analogue and digital technology to present a new digital space where ajummas communicate with each other. It is an imaginary space located in a time of coexistence between the face-to-face communication era and the mobile digital communication era. In other words, Digital Ppal-let-ter is located in an in-between space and time of actuality and digitality. For this reason, the creative project of Digital Ppal-let-ter is a converged metaphorical space of communication that transcends time and space among middle-aged and married women i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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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tried to do an installation art but I’ve changed to produce a video instead.

 

Digital Ppal-let-ter is an imaginary space that does not exist in the real world. However, it asks audiences to think about how communication amongst middle-aged and married women in Korea has always existed even though various communication tools and the locations of communal spaces have changed over time. Digital Ppal-let-ter aims to emphasise that specific features of communication have developed subliminally through continuous interactive communicating among middle-aged and married women in Korea.

Middle-aged and married women used to be considered a peripheral group by the digital technology industry in Korea whereas younger female groups were given attention. However, it is time to look intensively at how these middle-aged and married women, ajummas, communicate with each other in the pre-digital communication era before the 1960s to the digital communication era of today. In general, ajummas used to be considered a group of ordinary middle-aged and married women but they are not ordinary when people look at them with affection. The group ajummas now attract respectful attention from the digital technology industry and Korean society. The creative project Digital Ppal-let-ter presents how the ordinary but not ordinary ajummas build their own communal spaces and have their own ways of communicating which have developed in line with technological developments in communication

Digital Ppal-let-ter is based on Korean sentiment but the convergence of digital and analogue technology in the project is universally relatable. To create this complicated but poetic and new experimental media art project that includes interdisciplinary academic research and mixed media art forms.

디지털빨래터 프로젝트 (1)

지난 3년간의 PhD 연구를 통해 나는 논문과 크리에이티브 프로젝트를 완성해야 했다. 사실 대부분의 다른 학생들은 프로젝트가 기반이 된 연구, 즉 프로젝트나 아트웍을 통해 논문을 작성하는데 나의 경우는 전혀 반대로 진행했다. 나는 철저하게 미디어 배경을 가진 경우라서, (석사에서도 그리고 honours에서도 논문을 통해 크리에이티브 프로젝트를 만들었기 때문에) 학문연구를 먼저 시행하고 나서 그렇게 얻게 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크리에이티브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디지털 빨래터 프로젝트는 다양한 필드리서치와 문헌연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프로젝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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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빨래터에 대한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난 후에 나는 이 프로젝트를 과연 어떠한 방법으로 풀어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 빠졌었다. 사실 처음에는 설치미술로 풀고 싶은 마음이 컸었다.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연구였기에 설치미술을 통해 관람객들이 실제로 존재했던 1960년대의 빨래터와 현재의 모바일공간인 디지털빨래터를 몸으로 직접 체험하고 느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었었다. 그래서 작년 9월까지만 해도 설치미술에 대한 준비를 하던 중이었지만 과감하게 방향을 바꿔서 비디오라는 미디어로 표현하게 되었다. 설치미술을 하기위해서는 내 스스로가 설치미술을 해 본 경험도 없었고 또 자칫 잘못하면 말그대로 ‘허접’해 보일 수 도 있었기 때문에 차라리 내가 배우고 내가 자신있게 할 수 있는 비디오를 만들기로 했던것이다. 그리고 수퍼바이저도 비디오를 적극 추천하기도 했고. 주위의 여러 PhD하는 친구들이 늘 했던 말이 현실이 된 순간이었다.

“연구 방향이 바뀌지 않으면 그건 제대로된 연구가 아니래!”

진행하고 있던 디지털빨래터의 설치미술과 관련된 모든것을 다 잊기로하고 나는 그 날 부터 당장 비디오 제작과 편집에 들어갔다. 찍어놓은 비디오가 없었기 때문에 필드리서치를 하면서 틈틈이 찍어두었던 사진들을 사용하기로 하고 없는 아카이브들에 대해서는 인터넷 소스와 그리고 내가 직접 그려서 만들기로 마음을 먹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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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진들은 필드리서치 기간이었던 2014년부터 2015년의 서울에서 주로 찍은 것들이다. 이 사진들은 모두 아이폰5로 찍었고 사진의 내용은 주로 40대 이상의 아줌마들의 모습, 특히 스마트기기를 사용하는 길거리에서 무작위로 찍은 평범한 우리의 아줌마들의 모습이다.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었던 이유는 매우 간단하고 명료하다. 예전과 달리 스마트폰에 달려있는 카메라의 화질이 여느 디지털 카메라와 비교했을때 전혀 떨어지지 않고 또한 휴대성으로 인해 언제 어디서나 사진을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사진을 찍기위한 특별한 ‘목적’을 갖고 밖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밖에서 다른 일을 하면서 돌아다니다가 필요한 피사체를 발견했을때 자연스럽게 주머니속의 스마트폰을 꺼내어 손쉽게 찍을 수 있다는 매우 큰 장점 때문에 스마트폰을 사용해서 모든 사진을 찍게 되었다. 즉, Luke (2006)가 언급했었던 ‘phoneur’ -‘일상생활 속에서 전화기를 들고 다니다가 만나게되는 사람들 혹은 사물들을 자연스럽게촬영하고 하는 것 등의 일’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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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내가 찍은 사진의 얼굴들은 비디오에서 노출되지 않는다. 일일이 허락을 받은 사진들이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공공장소에서 찍은 아줌마들의 모습이기 때문에 얼굴 노출에 대해 한 분 한 분에게 모두 허락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닌 이유도 있었다. 따라서, 개인 초상권의 보호를 위해서 모든 아줌마 얼굴에는 스마일 스티커를 붙여서 사용했다. 이 스마일 스티커는 ‘초상권 보호’의 목적과 동시에 스마트 아줌마들을 나타낼 수 있는 ‘이모티콘’의 모습을 상징한다. 또한 아줌마들을 개개인으로 보기보다는 그저 하나의 큰 집단 혹은 모든 아줌마는 다 똑같다는 사람들의 아줌마에 대한 시선을 나타내주기도 한다. (아줌마를 모두 다 같은 중년여성으로 보는 사회적 편견을 나타낸 것이기도 하다)

디지털 빨래터 프로젝트

Digital Ppal-let-ter 프로젝트

Jung Moon
PhD Candidate
Centre For Ideas, University of Melbour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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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하고 깊은 학문적 연구 (문헌연구)와 질적 양적 연구 (서베이와 포커스그룹 인터뷰)를 통해 아줌마와 스마트폰을 통한 그들만의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행태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해석을 비디오라는 미디어를 통해서 유머러스하게 하지만 학문적인 연구의 본질을 잃지 않는 내용으로 표현했습니다.

빨래터?

연구를 통해 흥미로운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아줌마는 아줌마들만의 소통 공간이 있었고, 그 소통 공간 안에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소통해 오고 있었습니다. 다만 그것이 잘 보이지 않았을 뿐. 그리고 보여지지 않았던 이유는 우리가 관심을 두지 않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그들만의 공간에서의 소통이 이루어지는 점을 매우 흥미롭게 보면서 또 다른 생각을 이어 나갈 수 있었습니다. 바로 빨래터.

물론 빨래터는 어느 나라에나 존재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빨래터는 성격이 조금 달랐습니다. 현재는 실용성, 기능성 그리고 심미성을 고루 갖춘 다양한 가정용 세탁기 덕분에 빨래터에 가는 일이 없지만, 불과 1960년대만 하더라도 정기적으로 빨래터에 가서 묵은 빨래를 해야 하는 일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이러한 빨래터는 단순히 빨래하는 공간을 뛰어넘는 동네 여인들의 ‘사교의 공간’ 혹은 ‘소통의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정해놓은 약속 시각에 만나서 수다를 떠는 일은 없었지만, 빨래터에 가면 으레 누군가를 만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빨래도 하고 잡다한 수다부터 필요한 생활 정보까지 공유하는 공간의 역할을 했었습니다. 고된 시집살이 이야기부터 자랑하고 싶은 내 자식의 이야기까지, 빨래하며 아줌마들은 다른 아줌마들과 소통도 하고 묵은 스트레스도 날릴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빨래터를 모티브로 제  Creative Project는 시작되었습니다.

여성의 공간?

사실 아줌마들의 사교의 공간은 빨래터뿐만이 아닙니다. 미용실, 목욕탕 등의 다양한 공간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빨래터라는 공간을 주된 공간으로 정한 이유는, 빨래터는 여성의 공간, 그리고 한국의 정서가 담겨있는 여성의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18세기 말, 조선 시대 김홍도의 그림, ‘빨래터’는, 동네 아낙들이 빨래터에서 빨래와 목욕을 하는 모습을 훔쳐보는 양반에 대한 풍자를 한 그림입니다. 잘 살펴보면, 빨래터에는 동네 아낙들 (즉 여성)이 자리하고 있고, 양반 (남성)은 빨래터 밖에서 몰래 훔쳐보고 있습니다. 사실, 빨래터에 ‘남성 출입금지’라는 어떠한 법 규정이나 제재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빨래터’는 여성들이 가는 곳(물론 그 당시의 ‘집안일은 여성의 몫’이라는 잘못된 사상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지만)이라고 암암리에 정해져 있었습니다.

빨래터라는 공간에서 여성들은 마음껏 목욕도 하고, 빨래도 하고, 수다도 떨면서 살아왔습니다. 법은 없지만, 남성은 들어올 수 없는 곳, 빨래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다기능을 해주는 소통의 공간인 빨래터, 빨래터는 여성의 공간이었습니다.

디지털 빨래터?

서베이와 포커스그룹을 통해 알게 된 아줌마들의 넘버원 모바일소통 방법은 카카오톡의 단체 톡 방 이었습니다. 면담자 중 몇 명은 카톡을 하기 위해 스마트폰으로 바꾸기까지 했다고 대답할 정도였습니다. 그만큼, 카카오톡의 단체 톡 방은 아줌마들의 새로운 소통의 장소 그리고 소통방법으로 사용 되고 있습니다.

물론 카카오톡은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채팅 애플리케이션중의 하나입니다. 하지만, 저는 카카오톡의 단체 톡 방, 특히 아줌마들이 사용하고 있는 이 카카오톡의 단체 톡 방을 빨래터와 겹쳐서 보게 되었습니다. 즉 두 개의 전혀 다른 시대로부터 온 장소가 겹치는 것입니다.

달리 말해서, 아줌마들의 카카오톡 단체 톡 방이 1960년대의 빨래터와 매우 닮아있다는 것입니다. 즉, 현시대 아줌마들의 카카오톡 단체 톡 방을  1960년대의 빨래터의 새로운 버전, 즉 디지털 빨래터로 보았습니다.

디지털 빨래터=아줌마들의 소통 공간?

디지털 빨래터를 만들게 되면서 새로운 사실을 또 깨닫게 되었습니다.

2015년의 아줌마들이 소통하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카카오톡의 단체 톡 방은 사실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물론, 새로운 기술의 발전과 출현으로 인해 21세기는 우리가 상상만 했던 일들을 실제로 해내 가며 살아가게 해주었습니다. 스마트폰의 사용이 매우 좋은 예입니다.

하지만, 아줌마들의 활발한 카카오톡의 단체 톡 방 에서의 소통, 그리고 그들의 소통공간은 단순히 스마트폰과 그에 따른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의 개발로 인해 생긴 것이 아닌, 어쩌면 아주 옛날부터 계속해서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1960년대의 빨래터가 사라진 것이 아닌, 2015년의 카카오톡 단체 톡 방의 형태로 계속 이어져 오고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소통의 방법과 소통의 도구 그리고 소통하는 장소가 달라졌지만,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하나의 매우 중요한 핵심인 ‘중년 여성들의 소통’은 우리도 모르는 새에 계속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었던 것입니다. 빨래터의 형태로 그리고 시간이 지난 지금은 스마트폰의 사용을 통한 카카오톡의 단체 톡 방의 형태로.

디지털 빨래터의 진화?

디지털 빨래터는 어느 날 갑자기 생긴 새로운 소통공간이 아닌, 계속해서 진화되어온, 1960년대의 빨래터가 발전된 형태의 아줌마들의 소통공간입니다.

소통방식 (face-to-face에서 mobile communication), 소통 도구 (direct dialogue 에서 smartphones) 그리고 소통장소 (빨래터에서 디지털 빨래터: 카카오톡 단체 톡 방)가 바뀌었지만, 아줌마들의 소통은 그들만의 방식과 모습으로 계속 진화될 것입니다.

따라서 디지털 빨래터의 발견은 매우 중요하고, 앞으로 디지털 빨래터가 어떻게 발전할지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도 중요합니다. 동시에, 아줌마들의 소통공간인 디지털 빨래터가 계속 진화되어 질 수 있도록 꾸준한 연구를 통해 도움을 주는 것도 반드시 필요한 일일 것입니다.

 

여성 전용 공간 이었던 빨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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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과 빨래터에 관해 연결고리를 찾기 위해서는 반드시 빨래터에 관한 리서치도 필요했다. 사실 빨래터에 관한 그림은 나같이 그림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누구나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박수근, 신윤복 그리고 김홍도 화백의 빨래터는 우리가 한 번 쯤 본 적이 있는 우리와 매우 가까운 그림들이다. 이들 모두 빨래터에 대한 그림을 그렸고, 꽤나 유명한 작품들이다. 이 그림 속에서 보여지는 과거의 빨래터의 모습은 우리가 티비를 통해 혹은 다른 미디어를 통해 알고 있는 그 옛날의 그 빨래터의 모습을 담고 있다.

그 중에서는 나는 김홍도 화백의 빨래터를 분석해 보기로 했다. 가장 보편적인 빨래터에 관한 그림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또한 조선시대 여인네들의 빨래터를 이용하는 모습을 그림이라는 미디엄을 통해서 손쉽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 그림을 좋아하기도 했고! 아무튼 이 그림을 통해서 보면 저 멀리 바위 사위에서 양반이 부채로 얼굴을 가리고 빨래터의 여인들을 몰래 훔쳐보고 있는 걸 알 수 있다. 이 그림을 통해 그 당시의 사회상, 남녀차별, 신분의차이 등을 이야기 하기 시작하자면 끝이 없지만 나는 단순하게 이 그림이 왜 내 PhD연구를 서포트 해주고 있는지에 관해서만 이야기 하고 싶다. (내가 논문제출 하기 전의 마지막 공개 세미나를 할 때 이 그림에 대해서 설명을 했었는데 그 당시에 여성학자인 교수님들 그리고 학생들의 다양한 의견이 나왔었다. 왜 그림속에서 여성들의 다리가 나왔는지, 저 양반의 관음증에 대해서 점점 더 깊게 들어가기도 했었지만 내 연구에서 김홍도의 빨래터 그림에 대한 분석이 그렇게 깊게 들어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시 그림으로 돌아와서, 바위 틈 사이에서 부채로 얼굴을 가리고 여인들을 훔쳐보는 저 양반의 모습을 통해 알 수 있는 점은, 빨래터 라는 공간이 ‘여성에게만 허락된’ 공간 이었다는 점이다. 사실 전에도 말했다시피 빨래터에 ‘남성 출입 금지’ 라는 어떠한 법이나 규율이 없었고 1960년대의 빨래터에도 없었다. 단지 암묵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빨래터는 ‘여성의 공간’, ‘남성이 들어오면 불편한 공간’, ‘여성들만의 소통공간’, ‘여성들만의 사교공간’ 등으로 인식 되고 그렇게 유지되어 온 것이다. 따라서 이 그림을 통해 빨래터라는 공간이 ‘여성들의 공간’임을 증명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알게 되었다. (사실 빨래터가 여성만의 공간 이라는 점은 우리가 알고는 있지만 제대로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는데, 이러한 김홍도의 그림을 통해 그러한 주장을 뒷받침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따라서 빨래터는 여성의 공간이고, 조선시대를 거쳐 1960년대 까지 우리나라에 존재했던 빨래터라는 공간이 현재의 아줌마들이 사용하는 카톡 단체톡방과 매우 닮아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카카오톡과 빨래터의 6가지 공통점

다양한 필드리서치를 통해서 알게된 점은 바로, 아줌마들은 카카오톡 이라는 모바일 채팅 앱을 통해서 아줌마들만의 독특한 소통 방식을 스마트폰이라는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기기를 통해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더욱 더 단단하게 만들어 가고 있다는 점 이었다. 이러한 발견을 통해 나는 아줌마와 카카오톡의 사용에 관한 중점적인 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따라서 카카오톡에 관한 일차원적인 연구보다는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는 연구를 하고 싶었기에 다양한 방법과 시각으로 카카오톡에 관해 접근해 보았다.

카카오톡은 다양하게 쓰여지고 있다. 단순한 모바일 채팅을 하게끔 해주는 앱이 아닌 그 보다 더 깊게 그리고 넓게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이라는 공간을 통해 여러 방식의 소통을 하게 해주는 공간을 제공한다. 카카오톡 그룹 채팅룸을 하나의 공간으로 생각해 보면 매우 흥미로워진다. 수다를 떨고, 특별한 날에는 서로의 안부인사를 주고 받으며 (크리스마스, 새해인사 등) 때로는 생일을 축하하는 파티의 장으로 변하기도 한다. 물론 직접적으로 만나 축하를 하는 장소가 될 수는 없지만, 스마트폰과 카카오톡을 통해서만 할 수 있는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예를 들어 기프티콘을 생일 선물로 준다거나 생일축하 영상 메세지를 비디오톡을 통해 보여주거나 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우리들은 카카오톡이라는 모바일 공간에서 실생활과 거의 비슷한 일들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필드 리서치를 통해 알게된 아줌마들의 카카오톡 사용은 정말 대단했다. 즉각적인 모바일 소통에 중점을 둔 다른 일반 (아줌마가 아닌) 카카오톡 사용자들과 달리, 아줌마들은 즉각적이지만 관계가 더더욱 깊어질 수 있는 즉, 즉각적이나 지속적인 모바일 소통을 카톡이라는 앱을 통해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아줌마들의 카톡을 통한 적극적인 소통은 과연 오늘날에 갑자기 생겨난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물론 새로운 디지털 기기인 스마트폰이라는 것은 오늘날에 생겨난 ‘새로운 것’ 이지만 사실 스마트폰은 모바일 소통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기기혹은 도구라고 생각이 든다. 스마트폰이 더 활발하고 더 편리한 모바일 소통을 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도구이지만 그 ‘도구’를 사용하여 스마트한 소통을 할 수 있게 되는건 그 소통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자신의 몫인 것이다. 따라서 아줌마들의 카톡사용을 통한 아줌마들만의 그리고 아줌마스러운 모바일 소통은 과연 어디서 온 것일까에 대한 질문을 나에게 끊임없이 했고 결국 ‘빨래터’라는 곳이 생각이 나게 되었던 것이다.

빨래터와 카카오톡의 상관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 할 예정이기에 오늘은 이 둘 사이에 어떠한 공통점이 있는지 알아보자.

빨래터와 카카오톡의 6가지 공통점

 

1. Tranformation: 목적에 따라 그 장소의 역할이 변화할 수 있다

2. Keep in touch: 빨래터와 카톡 단체방의 구성원들끼리 계속 연락을 하며 지낼 수 있다

3. Women’s place: 여성의 공간

4. A notice board: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는 게시판의 역할

5. A bridge: 지난 모임과 앞으로 있을 모임을 연결해 주는 다리와 같은 역할

6. Pop-up communication: 특별한 약속이 없더라도 카톡에서나 빨래터에서 우연히 만나서 이야기 할 수 있다. 카카오톡 단체톡방 그리고 빨래터에 오는 사람들은 거의 늘 같은 사람들이라서 빨래터에 가면 혹은 카카오톡 단체톡방에 들어가 있으면 그 사람들과 특별한 약속없이도 소통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1.Transformation: 다양하게 사용되어지는 두 공간

1960년대의 빨래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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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단체 톡방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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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터와 카카오톡 단체톡방의 6가지의 공통점 중에서 첫 번째 공통점인 Transformation, 즉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바뀌는 공간에 대해 사진을 통해서 알아보았다. 나머지 5가지에 대한 내용은 지난 블로그 포스팅들에서 종종 이야기 한 바가 있어서 이번에는 Tranformation에 관한 내용만 다루었다. 앞으로 디지털 빨래터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풀어나가면서 빨래터와 카카오톡 단체톡방에 관한 이야기는 자주 언급될 것이기에 오늘의 포스팅에서는 이렇게만 우선 이야기해 보았다.

 

Kakao Talk & Wash Place (Ppal-let-ter)

In the post about ‘Kakao Talk vs Wash Place‘, I wrote  what wash place worked as women’s communal place in Korea and how Kakao Talk and wash place could be similar with each other even though these places are located in dissimilar space and time. Kakao Talk’s group chat room of ajummas is located in the mobile space where we cannot do actual visit, whereas wash place was the actual place where village women could visit. In other words, wash place is a physical space and Kakao talk’s group chat room is a non-physical space that is located in the third space.

However, I think these two different places are very much alike with each other. In my research, I found six similarities between Kakao Talk’s group chat room in 2016 and wash place in 1960s. One of those similarities is both Kakao Talk’s group chat room and wash place act like a bridge between pre-meeting to post-meeting. Here is what one of my interviewees told about Kakao talk’s group chat room during having focus group interview. She explained how Kakao talk’s group chat room works for meetings with her friends.

R Hwang: 

Chatting in group chat room is also like an epilogue. After the actual meeting we can review about the meeting. And we suggest ideas for next meeting as well.

Like Kakao Talk’s group chat room, wash place in 1960s was also a bridge that connected previous meetings to following meetings. When village women came to wash place, they continued to talk about stories last time and they maybe meet again for the next time again in this same wash place. They probably didn’t make a confirmed appointment of meeting in wash place, but they could meet with each other again in wash place for the next time because these village women had to come to wash place for doing their laundry regularly. For this reason, Kakao Talk’s group chat room among ajummas and wash place in 1960s among village women are like a bridge that connect to the previous meeting to the following meeting.

 

카카오톡 vs 빨래터

설문조사와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다 마친 후에, 갑자기 내 머리를 스쳐 지나간 생각이 있었다. 카카오톡은 물론 모두를 위한 대한민국의 가장 보편적인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앱이 되었지만, 카카오톡이 여성들의 소통공간으로 해석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이 얘기는 ‘카카오톡은 여성전용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앱’이라는 말이 아니고, 카카오톡이 여성들끼리 소통할 수 있는 모바일공간을 마련해주는 계기가 되었다 라고 해석하는게 맞을 것이다. 특히 이 연구에 참여해 주었던 응답자인 아줌마들이 거의 매일 사용하고 있는 카카오톡의 단톡방 (단체 그룹채팅 방)의 경우가 이러한 생각을 잘 뒷받침 해주고 있다. 카톡의 단톡방은 각각의 아줌마들이, 그들의 모임 성격에 따라서 각기 다른 단톡방을 개설한 뒤에 그 안에서 아줌마들끼리의 수다를 떨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단순한 정보공유를 위한 곳이 아니라, 아줌마들의 단톡방은 뭔가 예전의 우리네 사랑방과 비슷하게 닮아있다. 혹은 아줌마들의 오프라인 모임의 연장선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즉, 아줌마들이 사용하고 있는 카톡의 단톡방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아줌마들의 수다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게 해주는 그런 아줌마들만의 소통공간이 되어준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카톡의 단톡방이 여성들, 특히 아줌마들의 소통공간이라고 보게 되었고, 아줌마들만의 소통공간에 대한 자료조사를 시작하게 되었다. 여성들, 기혼 여성들, 아줌마들의 소통공간에 대해서 찾아보면 사실 종류는 다양하다. 목욕탕, 미용실, 찜질방, 까페, 백화점 문화센터 등등. 하지만 뭔가 우리나라만의 특색이 나타나있는 한국적인 여성의 소통공간을 찾고 싶었고, 그렇게해서 찾게 된 것이 바로 빨래터이다. 이 쯤에서 또 누군가는 질문할 것이다. ‘빨래터는 우리나라에만 있는게 아닙니다!’ 그럼요 빨래터는 어느 나라에나 있어왔고 지금도 여전히 사용하고 있는 곳들이 있다. 하지만 한국의 빨래터는 여성소통공간을 매우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나라의 경우를 살펴보면, 남자들도 빨래터에서 빨래를 했고 (노예제도가 있던 시절의 유럽이나 미국등지) 그리고 프랑스에서는 아주 먼 옛날에 여자가 가서 빨래를 했지만 ‘소통공간’의 개념보다는 정말 ‘빨래만 하고 오는 곳’의 빨래터의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빨래터는 어떠한가? 과연 빨래만 하다가 오는 곳인가? 아니다, 전혀 아니다. 빨래터는 ‘빨래도 하고 동시에 이웃집의 다른 아줌마들을 만나서 시집살이의 스트레스도 풀고 내 자식 자랑도 하고 옆집 경조사 이야기도 나누고 또 같이 간 우리 애들이 다른 집 애들이랑 신나게 놀기도 하는’ 그런 멀티플렉스의 느낌이 폴폴 나는 그런 복합 소통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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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신기하게도, 남성들의 출입은 거의 없었다. ‘남성 출입 금지’라고 법이나 규칙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가부장적인 사회였던 우리나라에서 감히 남자가 빨래를 하는 일은 거의 없었던 것이다. (지금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 감히 남자가 빨래를 안하다니!) 따라서 자연스럽게 빨래터에는 동네의 아녀자들이 모이는 곳이 되었고, 그 곳에서 빨래도 하면서 그들끼리의 이야기가 오고 갔던 바로 ‘여성 전용 소통공간’이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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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약속을 하지 않아도, 대부분 빨래는 정기적으로 해야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틀에 한 번 이라던가 일주일에 한 번 이라던가) 각각의 동네 빨래터에는 머리에 빨랫감을 한 가득 이고 여자들이 모여들었고, 그렇게 약속을 정하지 않아도 우연히 이웃집 여자를 만나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눠가며 함께 빨래를 했던 것이다. 그런 ‘여성의 소통공간’이 바로 빨래터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