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는 억울하다.

매일 하루하루를 폭염주의보와 열대야에 맞서 싸워야하는 여름더위의 하이라이트, 8월이 되었다. 백화점,마트,영화관등 더위를 피해 시원한곳을 찾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이 시기에 나도 엄마랑 백화점 지하에 자리한 잘 가는 커피전문점에 자리를 잡았다. 지나가는 사람들도 구경하고, 점심도 먹고 수다도 떨며 ‘시원하게’보낼 수 있는 곳이라서 여름엔 특히 자리잡기 경쟁이 치열하다. 내가 특히 그곳을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다양한 우리의 아줌마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젊은 아줌마라고 할 수 있는 소위 ‘맘족’부터 손주 손을 잡고 온 ‘할줌마’ 그리고 얼핏 보면 매우 비슷한 옷차림과 헤어스타일을 한 것 같지만 각각의 개성을 살려 곱게 차리고 계모임에 온 한무리의’아줌마들’까지, 늦은 오전에서 이른 오후까지의 백화점, 마트, 그리고 커피전문점들은 온전히 아줌마들의 차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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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지하에 아줌마들이 많은 이유는 간단하다. 정기모임 (예를 들어 계모임, 아이들 학교의 학부모 모임, 동네친구 모임, 동창모임 등)을 백화점에서 잡으면 서로가 만나기도 편하고, 또 백화점에는 식사부터 디저트까지 한번에 해결할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 엄마의 경우를 보면, 한달에 한번 꼭 만나는 아줌마들이 계시는데, 모임의 일정은 대부분 점심식사 전의 오전시간에 다같이 백화점에서 만나서 같이 쇼핑도 하고 식당가에 올라가서 밥을 먹은 뒤에 커피전문점에 가서 나머지 수다를 떨다가 먼저 가야할 분들은 먼저 자리를 뜨고, 백화점에 함께 위치한 마트나 백화점 식품코너에서 저녁 찬거리를 사가지고 오는 일정이 주를 이룬다. 백화점에서 한번에 쇼핑,모임,수다,그리고 식료품쇼핑이 가능하기 때문에 아줌마들은 백화점에서의 모임을 선호하는것 같고, 따라서 다른 곳과 달리 백화점내의 커피전문점은 오전에서 오후시간동안 아줌마 고객들로 붐비게 되는 것이다.

모임이 없는 날에도 아줌마들은 백화점에 온다. 단순히 쇼핑을 위한 목적이 아닌, 다른 문화생활을 하기 위함인데, 예를들어 노래교실과 같은 아줌마를 위한 문화센터 강좌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젊은 아줌마, (맘족)들의 경우에도 아이들과 엄마를 위한 문화센터, (aka 문센) 수업을 위해 백화점에 오는데, 이 모습이 또 장관이다. 비슷한 또래의 젊은 아줌마들이 비슷한 브랜드의 유모차를 끌고 비슷한 패션으로 아기들을 태우고 백화점을 다니는 모습 또한 ‘아줌마 문화’를 잘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문센을 통해 또래 아기들을 키우는 엄마들끼리 정보공유도 하고 동시에 아기들은 친구를 만날 수 있는 사회생활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즉 젊은 아줌마들의 문센과 중년 아줌마들의 문화센터 강좌는 단순히 시간많은 아줌마들이 ‘놀러’다니는 것이 아니라 그들만의 사회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이라고 봐야한다. 일부 혹은 많은 사람들은 백화점 커피전문점에 앉아서 수다를 떨고 또 아기를 데리고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젊은 아줌마나 중년의 아줌마를 삐딱한 시선으로 보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속을 들여다 보지도 않고 그저 자신들이 갖고 있는 ‘아줌마’에 대한 편견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는 거라고 말하고 싶다.

전에도 이야기 했지만, 아줌마라는 호칭은 아직도 꽤 매우 퍽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누군가 중년의 여성을 ‘아줌마’라고 부른다면 듣는 사람은 이내 불쾌한 표정을 짓게 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아줌마라는 호칭은 아무 죄가 없다. 미디어에서 잘못 만들어진 아줌마에 대한 부정적 시각, 그리고 개선의 여지없이 아줌마는 그저 무례하고 무식한 나이든 여성이라고 치부해버리는 우리사회의 변하지 않는 인식도 큰 문제이다. 아줌마라는 호칭에 대해서 누군가 이런말을 했었다.

‘요즘 서울에 아줌마가 어디있어요? 시골이나 뭐 교육수준이 낮은 여자들이나 아줌마라고 부르지! 요즘 여자들은 고학력에 그리고 도시에 살고 그러는데 무슨 아줌마예요? 그리고 나이든 아줌마들이나 시간많아서 놀러다니지, 워킹맘들은 얼마나 힘들게 사는줄 알아요?’ (끝이 없지만 이정도로 요약)

어이가 없어서 대답도 하지 않았다. 서울에는 워킹맘이고 시골에는 (시골이라는 단어도 웃기지만) 아줌마라뇨? 교육수준이 낮은 여자는 아줌마고 고학력 여성은 아줌마가 아니다? 나이든 아줌마들이 시간많아서 놀러다니고 워킹맘은 힘들게 산다고?

여기에서부터 벌써 여성이 여성에게 갖는 편견이 무섭다는 걸 알 수 있다. 서울여자/시골여자, 고학력/저학력, 나이든아줌마/워킹맘 으로 나누어 버리는 저런 사고 방식은 어디서 나온것인지? 아줌마는 왜 저학력/나이들고/시간많아서 놀기만 하는 여자로 그려지고 있는건지? 아줌마들은 힘들게 살지 않았나? 우리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왔다는 것 그리고 현재의 여성들이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모르는걸까? 왜 아줌마보다 워킹맘만 더 힘들다고 생각하는 건지? 모두가 다 힘들다고 생각할 수는 없는건지?

아줌마라고 부르지 마세요. 그래서 어딜가면 아줌마라고 부르는 사람을 무식한 사람으로 쳐다본다. 아줌마 대신에 아주머니, 사모님으로 불러야 한다고 누군가 그러더라. 아주머니, 사모님이 왜 더 우월한 호칭인건지 모르겠다. 그리고 아줌마라는 호칭은 어쩌다가 이런 대접을 받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한 일간지의 특별취재팀이 서울시내 일대에서 40~60대 여성 120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의 결과는 흥미롭다. 60명에 게는 ‘아줌마’라는 호칭을 사용하고, 다른 60명에게는 ‘아주머니’라고 부르며 말을 건 이 단순한 실험의 결과는 놀라웠다. ‘아줌마’라고 불린 60 명 중 18명은 불쾌해하거나 대답조차 없이 지나간 반면, ‘아주머니’라 고 불린 60명 중 그냥 스쳐 지나간 사람은 한 명도 없었던 것이다. ‘더 친근하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여성성을 잃어버린 기분이 든다’, ‘사회적 지위와 인격을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느낌’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Allure Korea, 대한민국 아줌마 보고서 중에서 <http://www.allurekorea.com/2014/09/04/>

아줌마라는 호칭의 부정적 시각은 잘못 만들어지고 잘못 인식되어진 것이다. 바뀌었으면 좋겠다. 아줌마는 중년여성을 무시하는 호칭이라는 인식이 사라져야 한다.

‘아줌마’라는 호칭은 억울하다. 아줌마를 그렇게 만든건 세상이다. 세상이 만든 그런 ‘아줌마’는 없다. 진짜 ‘아줌마’를 찾아야 한다.

 

Digital Ppal-let-ter is now on YouTube as well!

Now you can watch this Digital Ppal-let-ter video on YouTube as well.

I just uploaded.Please enjoy watching Digital Ppal-let-ter!

디지털 빨래터 비디오를 이제 유툽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많이 봐주시고 더 많이 즐겨주세요!

아줌마들에게도 봄이 왔다

봄이 왔다.

아직도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쌀쌀하지만 그래도 봄이 왔다.

새싹이 돋고 꽃들이 피기 시작하는 봄이 왔다.

아줌마들의 썬캡이 많이 보이는걸보니 봄이 온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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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빨래터 프로젝트 (1)

지난 3년간의 PhD 연구를 통해 나는 논문과 크리에이티브 프로젝트를 완성해야 했다. 사실 대부분의 다른 학생들은 프로젝트가 기반이 된 연구, 즉 프로젝트나 아트웍을 통해 논문을 작성하는데 나의 경우는 전혀 반대로 진행했다. 나는 철저하게 미디어 배경을 가진 경우라서, (석사에서도 그리고 honours에서도 논문을 통해 크리에이티브 프로젝트를 만들었기 때문에) 학문연구를 먼저 시행하고 나서 그렇게 얻게 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크리에이티브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디지털 빨래터 프로젝트는 다양한 필드리서치와 문헌연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프로젝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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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빨래터에 대한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난 후에 나는 이 프로젝트를 과연 어떠한 방법으로 풀어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 빠졌었다. 사실 처음에는 설치미술로 풀고 싶은 마음이 컸었다.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연구였기에 설치미술을 통해 관람객들이 실제로 존재했던 1960년대의 빨래터와 현재의 모바일공간인 디지털빨래터를 몸으로 직접 체험하고 느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었었다. 그래서 작년 9월까지만 해도 설치미술에 대한 준비를 하던 중이었지만 과감하게 방향을 바꿔서 비디오라는 미디어로 표현하게 되었다. 설치미술을 하기위해서는 내 스스로가 설치미술을 해 본 경험도 없었고 또 자칫 잘못하면 말그대로 ‘허접’해 보일 수 도 있었기 때문에 차라리 내가 배우고 내가 자신있게 할 수 있는 비디오를 만들기로 했던것이다. 그리고 수퍼바이저도 비디오를 적극 추천하기도 했고. 주위의 여러 PhD하는 친구들이 늘 했던 말이 현실이 된 순간이었다.

“연구 방향이 바뀌지 않으면 그건 제대로된 연구가 아니래!”

진행하고 있던 디지털빨래터의 설치미술과 관련된 모든것을 다 잊기로하고 나는 그 날 부터 당장 비디오 제작과 편집에 들어갔다. 찍어놓은 비디오가 없었기 때문에 필드리서치를 하면서 틈틈이 찍어두었던 사진들을 사용하기로 하고 없는 아카이브들에 대해서는 인터넷 소스와 그리고 내가 직접 그려서 만들기로 마음을 먹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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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진들은 필드리서치 기간이었던 2014년부터 2015년의 서울에서 주로 찍은 것들이다. 이 사진들은 모두 아이폰5로 찍었고 사진의 내용은 주로 40대 이상의 아줌마들의 모습, 특히 스마트기기를 사용하는 길거리에서 무작위로 찍은 평범한 우리의 아줌마들의 모습이다.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었던 이유는 매우 간단하고 명료하다. 예전과 달리 스마트폰에 달려있는 카메라의 화질이 여느 디지털 카메라와 비교했을때 전혀 떨어지지 않고 또한 휴대성으로 인해 언제 어디서나 사진을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사진을 찍기위한 특별한 ‘목적’을 갖고 밖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밖에서 다른 일을 하면서 돌아다니다가 필요한 피사체를 발견했을때 자연스럽게 주머니속의 스마트폰을 꺼내어 손쉽게 찍을 수 있다는 매우 큰 장점 때문에 스마트폰을 사용해서 모든 사진을 찍게 되었다. 즉, Luke (2006)가 언급했었던 ‘phoneur’ -‘일상생활 속에서 전화기를 들고 다니다가 만나게되는 사람들 혹은 사물들을 자연스럽게촬영하고 하는 것 등의 일’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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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내가 찍은 사진의 얼굴들은 비디오에서 노출되지 않는다. 일일이 허락을 받은 사진들이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공공장소에서 찍은 아줌마들의 모습이기 때문에 얼굴 노출에 대해 한 분 한 분에게 모두 허락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닌 이유도 있었다. 따라서, 개인 초상권의 보호를 위해서 모든 아줌마 얼굴에는 스마일 스티커를 붙여서 사용했다. 이 스마일 스티커는 ‘초상권 보호’의 목적과 동시에 스마트 아줌마들을 나타낼 수 있는 ‘이모티콘’의 모습을 상징한다. 또한 아줌마들을 개개인으로 보기보다는 그저 하나의 큰 집단 혹은 모든 아줌마는 다 똑같다는 사람들의 아줌마에 대한 시선을 나타내주기도 한다. (아줌마를 모두 다 같은 중년여성으로 보는 사회적 편견을 나타낸 것이기도 하다)

Kakao Talk and Ajumma (3)

Yes, there are so many things that I would like to talk about Kakao Talk (Ka-Talk). And plus, the relationship between Kakao Talk and Ajumma is much more interesting to talk about. Through survey and focus group interview, I realised that Kakao Talk became one of the key mobile communication apps among ajummas in Korea. More than 95% of ajumma participants responded that they’re using Kakao Talk the most among various other apps on their smartphones. They were allowed to choose multiple answers for the question of ‘Which applications do you use the most’ in the survey. Anyway Kakao Talk ranked the top application among ajumma participants for my research. They use the Kakao Talk mostly due to its convenience and instantaneity. They usually use the group chat room where many people can talk together in the same place at the same time. I can’t say all of ajummas in Korea are now using Kakao Talk as their primary communicative application, but I can say that some of ajummas bought smartphones to use Kakao Talk. My mom also did.

So, ajummas are having communication in both offline (e.g. cafe, restaurant, etc.) and online (e.g. Kakao Talk’s group chat room, blog, etc.). This means that their spaces for communication are extended from offline to online (mobile). And at the same time, they do have more opportunity to meet their contacts (friends or family) through various spaces (offline/online) without having barriers of time and space today. In other words, Kakao Talk’s group chat room allows ajummas to keep having their offline meetings continuously even though they cannot meet with each other face-t0-face. Also the communication in Kakao Talk’s group chat room leads ajummas to plan to have following offline meetings. So Kakao Talk’s group chat room is like a bridge which links between offline meetings and online meetings and pre-meetings and post-meetings.

 

카카오톡과 아줌마 (2)

‘전화 좀 받아!’ 친구들의 원성이 잦다. 사실 나는 전화 받기와 전화 걸기가 상당히 불편하다. 전화를 받고 거는 일이 뭐가 어려운 일이겠느냐 만은, 나에게 전화를 받고 거는 일은 어려운 일은 전혀 아니고 단지 귀찮고 불편한 일이 되어버린 지 꽤 오래다. 외국에 혼자 나가 있으면서 전화를 할 일이 줄어 들었고, 동시에 전화가 올 일도 거의 없었다. 내가 필요한 곳에 연락을 해야하거나 혹은 간단한 sms를 주고 받아야 하는 경우에만 쓰여진 휴대전화, 모바일이라고 하는 그것을 통해 전화를 걸고 받는 일이 어색해져 버렸다.

매번 같은 이유로 전화를 못받았다고 해 봐도 사실 듣는 사람들에게는 구차한 변명으로 들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정말로 나는 내 휴대전화와 늘 같이 있지도 않고, 책상에 두거나 가방안에 놔두거나 하고 전화가 오는것에 별로 관심이 없다. (많이 오지도 않고) 그리고 또 한 가지 이유는, 메시지로 이야기하는게 더 편하다. 물론 글로 전달되는 메시지는 때때로 오해를 불러올 소지가 있기도 하지만, 메시지를 통해 전하는 내용이 객관적으로 전달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더 크다, 적어도 나에겐. 다른 일로 기분이 쳐져 있거나 혹은 반대로 너무 기분이 좋아서 미쳐버릴때 전화가 오면 그러한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지게 되는데, 그러한 ‘날 감정’이 전해지는게 나는 가끔 불편하다.

그리고 또한 메시지는 다른 사람들과 있을때나 내가 무슨 일을 할때 분위기와 흐름을 끊지 않고 조용히 메시지만 보내고 또 다시 그 분위기 속으로 들어올 수가 있지만, 전화로 이야기를 하게 되면 분위기와 흐름이 끊기게 되더라. (이렇게 이야기 하고 보니 내가 무슨 ‘전화 거부녀’ 같은 느낌이 들지만. 뭐 아무튼, 포인트는 나는 전화보다는 메시지로 이야기하는게 (전과 비교 했을 때) 더 편하다는 이야기이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전화가 불편하다는 뜻은 아니고, 반드시 필요한 전화 즉 전화로 이야기를 지금 당장 해야하는 경우에는 전화를 해도 전혀 불편하지 않다.

전화 혹은 메시지로 소통하는것에 대한 내 개인적인 의견이 길어졌다. 내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바로 카톡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이다. 카톡! 나는 카톡이 참 편하고 좋다. 카톡이 있기 전에 우리는 문자 (sms)로 ‘문자소통’을 했었다. 카톡을 사용하고 나서 그 편리함에, 특히 나같이 ‘문자성애자’같은 사람들에게는 정말 대단한 앱이 나타났구나 라고 생각이 들었다. 해외에서 그것도 실시간으로 한국에 있는 내 친구와 가족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니!! 게다가 공짜!

이 카톡은 날로 발전하더니 이제는 보이스톡 비디오톡등의 어마어마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내가 매주 가던 중국아줌마가 하는 국제전화카드 파는 곳에는 몇 년 전부터 전혀 갈 일이 없게 되었고, 전화를 들고 전화카드 번호를 넣고 다시 한국의 전화번호를 눌러야 하는 번거로움도 사라진 지 오래. 카톡에서 우리엄마를 선택해서 보이스톡 버튼을 누르면 성당에서 아침미사를 마치고 나오는 우리엄마, 남대문 시장 도깨비시장에서 구경하고 있는 우리엄마, 친구들과 당구치러 가신 우리아빠를 바로 만나 뵐 수 있다. 아이신기하고신기한이세상!

 

참고이미지-1-카카오톡-4.0-스플래시-이미지카톡은 이제 더 이상 ‘신기하고 편리한 우와 대단한 모바일커뮤니케이션 앱’이 아니다. 카톡은 자연스럽게 우리의 일상생활 속의 소통 도구로 자리 잡은 지 이미 오래고, ‘카톡하자’는 이제 ‘이메일하자’ 혹은 ‘전화하자’보다 더 자연스러운 것이 되어버렸다. 카카오톡에서 아까 얘기했던 그것들을 이야기 해 볼까? 라고 길게 이야기할 필요도 없다. 그저 ‘카톡해’라고 하면 모든 뜻이 다 들어가 있으니까.

한국사람들은 축약형 단어를 굉장히 좋아한다. 카카오톡이 사실 긴 단어도 아닌데 카톡으로 줄였고, 그 외에 요즘 ‘청소년’들이 많이 쓰는 단어들만 봐도 이러한 축약형이 어마어마 하다. (가끔 아니 꽤 자주, 그들이 사용하는 축약형 단어가 뭔지 몰라서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봐야 하기도 한다…) 물론 이런 축약형 단어가 우리나라에만 있는건 아니고 호주에도 있고 다른 나라에도 많이 있다. 아마도 단시간에 짧고 굵게 이야기해야하는 인터넷이나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의 발달로 인해 그렇게 된 것 같기도 하고. (정확한 레퍼런스를 찾지 않아서 확신할 수는 없으나 유추는 되는)

아무튼, 뭐 말도 안되는 축약형 단어는 나는 쓰고 싶지도 않고 이해도 안되는 경우가 많지만 예를 들어 ‘카톡하자’ 등과 같은 축약형은 너무 재미있고 매우 한국적이라서 좋다. 셀프카메라도 셀카라고 하지 않았는가? 물론 지금은 Selfie 라고 하지만 나는 아직도 셀카라는 단어가 더 정감가고 좋다. (셀카 Sel-Ca에 관한 논문도 있다, 한국인들의 셀카문화에 관한 재미있는 논문) 이렇듯 카톡은 카카오톡을 단순히 입에 담기 쉽게 줄인 단어이지만, 카톡하자! 이 짧은 문장엔 한국사람들의 현재의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의 행태에 대한 모든것들이 들어있다. 그래서 카톡, 카톡하자 라고 하는 이러한 우리만의 문화가 재미있고 색다르게 다가오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있기 이전의 시대, 즉 프리 스마트폰시대 (pre-smartphone era)에는 직접적인 소통방법이 거의 대부분이었다. 모바일폰이 있었어도 우리는 목소리를 통해 이야기했고, 문자소통은 이메일과 문자 (sms) 뿐이었다. 하지만 많은것이 바뀌고 있다. 지금도 계속해서. 우리는 이제 카톡을 하고 카톡을 통해 더 다양한 것을 꿈꾼다. 카톡에 관한 논란은 아직도 계속 되고 있긴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지금 우리는 카톡을 통해  소통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에는 아줌마들이 카톡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아줌마 모바일 쇼퍼!

아줌마들도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스마트 아줌마가 되어가고 있다. 단순히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전화’의 용도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아줌마들은 이제 ‘전화’를 뛰어넘어 매우 다양한 용도로 스마트폰을 매우 스마트하게 사용하고 있다. 특히 모바일 쇼핑!

불과 몇년전만 하더라도 아줌마들은 TV 홈쇼핑의 열혈 시청자였고 (드라마와 아침마당보다는 덜하겠지만) 그러한 단골들을 위해 TV홈쇼핑은 아줌마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오늘 하루만 이 가격에 그리고 이 ‘덤’을 얹어준다며 아줌마 고객들을 티비앞으로 불러들였고 결국 수화기를 들고 주문하게 만들었었다. 사실 아직도 TV홈쇼핑을 틀면 그러한 여성고객 (특히 아줌마)을 타겟으로한 상품들을 팔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스마트폰의 시대이다. 그리고 아줌마들은 이제 스마트아줌마가 되었다. 그렇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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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들이 지하철에서 ‘smartphoneing 스마트포닝’ 스마트폰을 하고 있는 중이다, Seoul 2014

 

소파에 앉아서 리모콘과 전화기를 옆에두고 홈쇼핑을 시청하던 아줌마들이 이제는 그녀들의 손안의 피씨, 스마트폰을 통해 모바일 쇼핑을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보도된 자료들을 통해서 보면, 우리나라의 모바일쇼핑은 역시 여성고객이 주를 이룬다. (남성 고객이 없다는 뜻이 아니니 오해말길) 특히 젊은 여성들 (20대)과 맘들 (30-40대초반, 아줌마가 되기전의 아줌마 전단계의 맘분들)은 이미 모바일 쇼핑의 주된 고객이다. 화장품, 옷, 책, 공연티켓 그리고 육아용품, 공구, 직구등과 같은 모바일 쇼핑에 능숙한 젊은 여성들과 맘들을 (스마트맘이라고 부른다) 위해 모바일 샵들은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줌마 모바일 쇼퍼족의 수는 아직 모바일 쇼핑이 이러한 젊은 여성과 맘들 보다는 적다. (스마트폰의 사용이 이들보다 조금 늦게 시작된 탓도 있고, 젊은 아줌마층 (40대-50대초반)은 아마도 보통의 아줌마층 (50대 중반-60대 중반)보다는 모바일 쇼핑에 익숙해졌을수도 있다)

스마트 아줌마들의 스마트폰 사용은 계속 늘어갈것이고, 다양한 앱과 특히 모바일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아줌마 모바일 쇼퍼들을 잡기위한 아이템과 마켓팅 전략이 필요할텐데, 과연 지금의 모바일 샵들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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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는 ‘Azmang’ 아즈망, 아줌마 백화점  Mobile Auction.co.kr (http://itempage3.auction.co.kr/DetailView.aspx?itemno=B299375605).

 

File 22-01-2016, 7 53 49 PM

이미지 출처는 ‘Madame Sense’ of Mobile Gmarket.co.kr (http://item2.gmarket.co.kr/item/detailview/Item.aspx?goodscode=341536165&pos_class_cd=111111111&pos_class_kind=T&pos_shop_cd=SH&keyword_order=madame+sense&keyword_seqno=8931769789&search_keyword=madame+sense).

 

아줌마를 위한 모바일 샵은 실제로 꽤 많았다. (생각보다) 우리의 다양한 마트들도 모두 온라인/모바일 샵을 운영중이었고 그 물건의 종류는 어마어마 할 정도로 다양했다. 그리고 아줌마들을 위한 모바일 옷가게도 많이 있었는데 그 중에 두 곳의 사진을 캡쳐해서 올려보았다. (위의 사진 참조)

사진에서 알 수 있듯이 ‘아즈망: 아줌마 백화점’ 이라던지 ‘마담센스’와 같이 가게의 이름에서부터 ‘아줌마’고객들을 위한 가게임을 알 수 있다. 이 둘의 옷들을 구경해보니 아줌마들을 위한 옷들이 정말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하지만 좀 내키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가게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거나 팔고 있는 물건들에 문제가 있다거나 하는건 아니다. 단지 내 의견일 뿐이다)

예를 들어, 아줌마옷 엄마옷 (혹은 더 나이드신 분들을 위한 할머니옷)이라고 부르는건 좋지만 옷들이 대부분 너무 ‘나이들어 보이는’ 옷 들이거나 혹은 젊은여성들이나 맘들 고객을 위한 모바일 옷가게와 비교했을때 옷의 종류가 매우 한정적 이었다. 또한 너무 ‘편한 바지’, ‘편한 고무줄처리’ 등과 같이 ‘아줌마들은 무조건 편한옷만 좋아할꺼야’ 라는 ‘스테레오타이핑’에 의해 선택되어진 옷들이 많은 점도 좀 아쉬웠다. (물론 그동안의 통계에 따라 그러한 옷들이 인기가 많았기 때문에 진열되어있음을 이해를 못하는건 아니다)

사실 엄마를 따라 종종 남대문의 여럿 쇼핑몰 (특히 아줌마들을 위한 옷을파는 쇼핑몰)을 가보면 다양한 디자인의 옷들을 구경할 수 있다. 종류도 어마어마해서 고르는 재미도 있고, 아줌마들의 각기 다른 취향에 맞는 디자인의 옷들을 팔고 있었다. 하지만 모바일 옷가게, 특히 아줌마들을 위한 모바일샵은 아직 좀 부족한것 같다. 이제 우리는 아줌마 모바일 쇼퍼족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스마트 아줌마들이 모바일쇼핑을 지금보다 더 즐길 수 있도록 아줌마들을 겨냥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그들의 다양한 입맛에 맞는 물건들을 두루 갖추고 있는 모바일샵들이 더 많이 생겨나야 할 것이다.

알다시피 아줌마파워는 대단하기 때문이다!

 

Ajumma 아줌마 by Pixcel

Ajumma! from Jung Moon on Vimeo.

아줌마 이미지를 Pixcel이라는 앱을 통해 만들어 보았습니다. 다음에는 좀 더 정교하게 한 번 더 만들어 볼께요. 아줌마 화이팅!

I tried to make an animated ajumma by using an app called ‘Pixcel’ on my smartphone. I will try better ‘ajummarous animated image’ for next time. Ajumma Fighting!

3번째 성

앞에서 설명한   아줌마스러움 혹은 아줌마스러운 요소들은 우리 사회에서 아줌마와 아줌마가 아닌 사람을 구분하는데 있어서 만연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보통 아줌마답다, 아줌마처럼 보인다를 이야기하는데 있어서 대부분 겉으로 보여지는 외모에 많은 비중을 두고 구분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아줌마에 대한 편견은 아줌마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사실 대한민국에서 아줌마에 대한 시각은 그리 곱지만은 않은게 사실입니다. 물론 우리의 어머니이고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에 큰 힘을 함께 실어준 없어서는 안될 분들이지만, 다양한 미디어로 보여지는 아줌마의 모습은 그리 긍정적인 것만은 아님이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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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에 대한 유명한 농담중에 이런것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에는 3가지의 성이 존재하는데, 첫째는 남성, 둘째는 여성,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줌마가 있다. 아줌마는 대한민국에서 남성도 여성도 아닌 ‘아줌마’로 인식되어 지고 또한 아줌마라는 그룹 전체를 하나의 독립된 집단으로 보고 있음을 이러한 농담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농담은 성차별적이고 아줌마를 매우 낮춰 보는 잘못된 것임에 분명하지만, 저는 이 농담을 조금이나마 ‘다른’ 시각으로 보고 싶기도 합니다. 이제껏 우리 사회는 이들을 그저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바라봤지만, 만약 우리가 제대로 들여다본다면 아줌마라는 그룹은 매우 독특한 대한민국 사회만이 가진 중년여성그룹임이 분명하다는 점입니다. (이것에 대한 이야기는 앞으로 차차 풀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아줌마에 대한 부정적 시각에 대해서 예를 들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